지난 6월 13일, 한국가구에서 전개하는 프랑스의 혁신적인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로쉐보보아가 한국 론칭 1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프랑스어로 생활의 예술을 뜻하는 ‘아르 드 비브르’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로쉐보보아의 대표 쥘르 보난을 만나보았습니다.
LEON(이하 L) 브랜드의 대표적 제품인 ‘마종’ 소파를 비롯한 다양한 소파 라인업이 눈에 띈다. 소파를 주력 아이템으로 삼은 이유는?
Gilles Bonan(이하 G) 물론 소파가 로쉐보보아의 주력 상품이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식탁, 침대, 책장, 테이블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다. 그중 특히 소파에 집중하는 이유는 소파가 라이프스타일이나 인테리어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소파는 거실에 놓는 가구이고, 거실은 가족이 모이는 소통의 공간이다. 가족이 함께 TV를 보거나 친구 또는 손님을 맞이하는 등 삶과 시간을 나누는 공간인 만큼 소파가 거실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L 최근의 가구 트렌드는 여러 방식으로 조합하는 모듈식 가구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가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로쉐보보아 또한 이런 트렌드를 잘 반영한 듯 보인다.
G 1971년 독일 디자이너 한스 호퍼가 디자인한 로쉐보보아의 대표적 제품인 마종 소파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유롭게 조합과 변형이 가능한 가구는 로쉐보보아가 창립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생산해왔다. 마종 소파를 비롯해 로쉐보보아에서 선보이는 대부분의 소파는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원하는 방식으로 조합하고 변형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에스카파드’ 소파도 등받이를 탈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데이베드, 의자, 안락의자, 소파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이 가능하다. 소파의 패브릭 또한 원하는 디자인과 소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컬러나 패턴, 텍스처뿐 아니라 아웃도어에서도 사용 가능한 기능성 패브릭을 선택할 수도 있다.
L 내부에 디자이너를 따로 두지 않고 외부 디자이너와 협력해 가구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어떤 디자이너와 협업했는가?
G 오는 9월 새롭게 선보일 컬렉션은 일본 패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와 함께 작업했다. 겐조는 일본 기모노에서 영향을 받아 새로운 패브릭을 디자인했고, 그것을 마종 소파에 적용해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프랑스의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브루노 무아나르와 함께 작업한 새로운 컬렉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L 디자인뿐만 아니라 가구 제작 또한 외부 업체와의 협업으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어떤 기준으로 외부 업체를 선정하며, 품질관리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가?
G 매번 생산하고자 하는 제품의 소재나 필요한 기술 등에 따라 그 제품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업체를 선정한다. 그중에는 로쉐보보아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업체도 있고, 각 제품의 특성에 따라 새롭게 퍼트너십을 맺는 업체도 있다. 함께 협업하는 업체는 모두 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는 곳으로, 100% 유럽 내 생산을 추구한다. 본사에 있는 팀이 정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해 생산 과정을 확인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제품을 완성한다.
L 로쉐보보아는 프랑스 실용주의의 미학이라는 ‘아르 드 비브르’를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로쉐보보아에서 추구하는 아르 드 비브르의 개념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G 로쉐보보아는 ‘프렌치 아르 드 비브르’를 통해 파리에서 처음 탄생한 프랑스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담아내고자 한다. 로쉐보보아가 추구하는 아르 드 비브르는 한마디로 ‘기능의 미학화’라고 할 수 있다. 가구의 실용성은 기본으로 갖추되, 미학적 부분을 덧입혀 정서적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즉 다양한 디자인과 색감의 패브릭을 사용해 인테리어 자체를 즐겁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메세나 사업을 통해 프렌치 아르 드 비브르를 구현하기도 한다. 밀라노 세계 박람회를 후원하거나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지원하고, 아티스트가 재해석한 가구를 자선단체에 기증하기도 한다. 이렇게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물론, 브랜드를 운영하고 삶을 사는 방식에서도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로쉐보보아의 프렌치 아르 드 비브르라고 생각한다.
L 2년에 한 번씩 전 세계의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디자인 어워드를 개최한다고 들었다. 올해는 어느 나라에서 개최할 예정인가?
G 올해는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협력해 디자인 어워드 진행팀을 구성했다. 한국도 디자인 어워드를 개최하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부산에도 로쉐보보아 매장을 오픈할 예정인데, 그러면 로쉐보보아 브랜드의 한국 내 인지도가 좀 더 높아질 거라 전망한다. 더불어 여러 조건이 맞는다면 한국에서도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L 한국 론칭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은 어땠으며, 앞으로 한국 시장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G 지난 1년은 로쉐보보아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 고객층이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쇼룸에서 선보이는 로쉐보보아의 이미지도 기대한 것 이상이다. 앞서 말한 대로 부산에 쇼룸을 추가로 오픈하는 것이 바로 그 방증이다. 서울과 부산의 쇼룸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을 통해서도 로쉐보보아를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로쉐보보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L 한국 남성들에게 인테리어를 멋지게 꾸밀 수 있는 팁을 준다면?
G 인테리어는 상당히 주관적인 분야다. 개개인의 취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이다. 본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성향이 어떤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인테리어에 반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정열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무난하고 평범한 인테리어를 진행한다면 그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성을 표현할 때 한 가지 명심할 점은 너무 다양한 스타일의 아이템을 섞는 것은 피하라는 것. 퓨전 스타일도 좋지만 너무 지나쳐서는 안 되며, 인테리어를 관통하는 일관성은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L 그렇다면 인테리어를 고민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내면을 들여다보고 파악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G 맞다. 그런데 사실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 유럽에서도 어느 정도 남녀의 역할이 나뉘어 있었기에 인테리어는 주로 여성의 분야였는데, 요즘에는 인테리어를 하거나 가구를 구입할 때 남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멋진 취향을 가진 남성들이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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