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그것은 화룡점정
남자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아이템 중 하나인 슈즈.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마라톤 세계신기록이나 에베레스트 산 정복의 숨은 주인공인 최첨단 고성능 러닝화와 등산화처럼 성능으로 말하는 전문화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도 이러한 남자의 슈즈 같은 존재가 있기 마련이죠. 바로 타이어입니다. 천하의 부가티 시롱이라 해도 결국은 손바닥 4개만큼의 넓이로 땅에 닿아 있는 타이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합니다. 타이어는 자동차 성능 및 드라이버의 생명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요. 그래서 단순한 검정 고무 굴렁쇠처럼 보이는 타이어에는 사실 수많은 최신 테크놀로지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타이어를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살펴보고, 요즘 타이어 이야기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01 컴포트
요즘 컴포트 타이어는 승차감이 좋은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플러스알파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02 에코
이제는 환경을 떼어놓고 자동차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도 첨단이 있습니다.
문화는 타이어를 타고!
바퀴의 역사는 장구합니다. 일설에 따르면 거의 1만 년 전부터 바퀴가 존재했죠. 종이를 발명한 것이 기원전 150년이니, 바퀴야말로 인류 문명의 발달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퀴는 이동과 전파를 상징합니다.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이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쉐린 가이드>를 만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각지의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미쉐린 가이드>는 자동차로 떠나는 장거리 여행의 촉진제였다는 것이 오늘날의 통설입니다. 방방곡곡의 맛집을 소개하면 사람들이 여행을 더 많이 다닐 것이고, 타이어는 더 많이 소모되겠지요. 이는 현대적 공기 주입식 자동차 타이어를 처음으로 개발한 미쉐린의 사업 번창으로 이어졌습니다. 타이어만큼이나 미쉐린의 머리도 잘 돌아간 모양입니다.
03 올라운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두루 소화해내는 자동차가 있는 것처럼 타이어도 다양한 도로에 대응해야 합니다.
04 런 플랫
펑크가 나도 계속 달릴 수 있는 런 플랫 타이어는 안전의 상징으로, 급성장하는 신세대 타이어입니다.
타이어 수명은 약 3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이렇듯 소중한 타이어는 그야말로 소모품입니다. 따라서 때가 되면 교환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닳아버린 타이어만 교환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차를 여러 대 소유한 분이라면 몇 년이 지나도 새것 같은 타이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 살이 넘으면 타이어의 고무에 탄성을 부여하는 기름 성분이 휘발되어 타이어는 딱딱해지고 맙니다. 그러면 노면의 그립력이 떨어져 미끄러지기 쉽습니다. 아무리 트레드 홈이 새것처럼 남아 있다고 해도 말이죠. 마찬가지 이유로 꾸준하게 사용한 타이어는 탄력성을 오래 유지하지만, 사용하지 않고 보관한 타이어는 아무리 새것이라도 훨씬 빨리 경화됩니다. 그러니 타이어는 겉모습이 전부가 아닙니다.
올바른 구입 방법은 고기나 생선처럼 ‘신선’한 제품을 고르는 것입니다. 몇 년 몇째 주에 생산했는가가 타이어 옆면에 표시되어 있으므로 가능하면 생산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고기도 숙성을 거쳐야 맛이 우러나듯 새 타이어도 생산한 지 6개월 정도 지나야 여러 겹의 내부 구조가 치밀하게 결합되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타이어를 햇빛과 비바람에 노출되도록 야적하는 타이어 숍은 아예 발길을 끊는 것이 좋습니다. 타이어의 수명을, 그리고 당신의 수명을 재촉하는 곳일 테니까요.
타이어는 모습이 쉴 새 없이 찌그러지면서 제 성능을 발휘하는 독특한 부품입니다. 그 찌그러지는 정도와 접지력에 따라 타이어의 개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타이어 하나 바꿨는데 달리는 감각과 성능이 완전히 새로운 차로 변신하는 경험을 자동차 마니아인 독자 여러분은 해보셨겠죠? 이것이 타이어를 교체하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01 컴포트
요즘은 ‘컴포트’라는 말이 단순히 푹신푹신한 승차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안정적 주행과 고차원적 정숙성을 함께 요구하는 욕심 많은 니즈에 대응해야 비로소 안락하다는 평가를 받죠. 그래서 첨단 기술이 필요합니다.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 Michelin Primacy MXM4
고급 세단용 브랜드인 프라이머시
미쉐린의 프라이머시는 고급 세단용 타이어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그중에서도 MXM4는 높은 접지력과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력, 그리고 안정적 핸들링을 추구하는 사계절용 타이어입니다. 즉 주변 상황이 어떻든 당신은 편안하고 안락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죠. 이 제품에는 수많은 신기술이 적용되는데, 예를 들어 해바라기씨 오일을 함유한 고무 재질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적 접지력의 원천이 됩니다.
금호타이어 솔루스 TA31 Kumho Tire Solus TA31
정숙성이 뛰어납니다.
솔루스 TA31은 정숙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고급 타이어로 긴 수명이 매력적입니다. 보통 조용하고 수명이 긴 타이어는 접지력이 부족하기 쉽지만 핸들링과 승차감도 우수합니다. 그리고 같은 솔루스 TA31이라도 적용하는 차량의 체급에 따라 타이어의 특성을 달리 제작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피렐리 P 제로 Pirelli P Zero
이탈리아 태생의 기술과 품격
페라리 F40을 위해 개발한 모델을 베이스로 쾌적함까지 추구한 모델. 슈퍼카나 GT카를 극적으로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이제는 슈퍼스포츠 타이어 내에서도 성향이 세밀하게 나뉘는 시대입니다.
02 에코
이제는 환경을 떼어놓고 자동차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도 첨단이 있습니다. 구름마찰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생산한 에코 타이어가 바로 그것.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과 결합해 미래에 더 많이 접할 모델입니다.
브리지스톤 올로직 에코피아 EP500 Bridgestone Ologic Echopia EP500
더 크고 더 얇게!
연비를 높이려면 타이어의 구름마찰을 줄여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타이어의 폭을 좁히는 겁니다. 좁은 타이어는 공기저항도 줄어드니 일석이조. 타이어 지름을 넓히고 높은 공기압을 사용하면 구름마찰은 더 줄어듭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접지력이 형편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브리지스톤의 친환경 타이어 브랜드인 에코피아의 올로직 모델은 일반 타이어보다 크고 얇고 높은 공기압을 사용합니다. 부족한 접지력은 특수 콤파운드와 트레드 패턴으로 해결하며, 빗길 접지력은 원래부터 좋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에코피아 EP500 올로직 타이어는 BMW i3 전용 타이어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여섯 가지(두 가지 윈터 타이어 포함)의 올로직 모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Michelin Energy Saver
안전, 연비, 수명을 모두 잡았습니다
이 타이어는 특별하게 생기지도 않았습니다. 즉 보통 차량에 사용할 수 있는 평범한 규격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 내부 기술은 다릅니다. 타이어 온도를 잘 식혀 구름마찰을 억제하는 특수 콤파운드, 균일한 압력으로 노면에 닿으면서 골고루 마모되도록 하는 맥스 터치 기술, 실리카 콤파운드의 사계절 안정성 등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는 친환경 타이어이기 전에 좋은 타이어입니다. 우리나라의 아이오닉, 니로 등 친환경 모델이 이 타이어를 순정 장착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03 올라운드
SUV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동시에 즐기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포츠카로 눈 위를 달리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추면서 악천후에도 안전성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올라운드 타이어입니다.
콘티 크로스 콘택트 UHP Conti Cross Contact UHP
콘티넨털의 독자적 기술력이 돋보입니다
17인치부터 23인치까지 SUV에 폭넓게 대응하는 콘티넨털의 대표적 올라운드 모델. 마모에 강하고 정숙성도 뛰어납니다.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 2 Hankook Ventus S1 Noble 2
도로 위라면 어떤 용도라도 만족
벤투스 S1 노블 2는 국산 고급 세단에 순정 장착되기도 하고, 스포츠 모델에 적용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애프터마켓에서도 꽤 인기 높은 타이어입니다. 승차감과 접지력도 좋습니다. 물론 슈퍼스포츠 타이어처럼 예리한 맛은 덜하고 트랙 데이를 화끈하게 치를 정도의 전투력은 아니지만, 새로운 개념의 올라운드 타이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렐리 스콜피온 베르디 Pirelli Scorpion Verdi
오프로드도 달릴 수 있는 만능 모델
온로드의 쾌적성과 높은 오프로드 성능을 겸비한 피렐리 스콜피온 베르디 올 시즌. 15인치부터 22인치까지 갖추고 있으며 세로 방향의 밀도 높은 사이핑이 특징입니다.
04 런 플랫
펑크가 나서 공기압 제로가 되어도 계속 달릴 수 있는 런 플랫. 1970년대에 등장한 기술이 세계적으로 확대되어 제품의 다양성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브리지스톤 드라이브 가드 Bridgestone Drive Guard
빗길 운전도 문제없습니다
수직 강성을 감소시켜 승차감은 높이고, 나노 프로테크와 쿨링 핀 기술을 도입해 타이어의 마찰 시 열 발생은 줄였습니다. 게다가 젖은 노면에서도 뛰어난 접지력을 보이죠.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런 플랫 타이어를 순정으로 장착하지 않은 모델에도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콘티넨털 콘티 스포츠 콘택트 Continental Conti Sports Contact
여섯 가지 모델에 대응하는 것이 매력
콘티넨털의 런 플랫 타이어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 가장 장점. 사이즈는 물론, 컴포트에서 스포츠까지 서로 다른 여섯 가지 모델 중 본인의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습니다.
고성능은 높은 접지력이라 생각하지 말 것
타이어를 고르는 것이 고성능 차를 타는 사람들만의 관심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오산입니다. 지금은 타이어를 자신의 드라이빙에 맞춰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타이어를 찾는 즐거움이라 해도 좋을 정도죠. 그리고 타이어를 찾다 보면 핸들링이나 고속 성능 같은 이야기가 주제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안전이라는 키워드 역시 타이어를 선택할 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달리다 보면 다양한 길을 만나게 됩니다. 기후의 변화 또한 드라이브를 위험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기에 타이어 메이커는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모두에서 안전한 타이어를 개발하려고 심혈을 기울입니다. 마찬가지로 윈터 타이어도 눈 쌓인 곳이나 빙판길에서 모두 원하는 성능을 내야 하며 고속 주행도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있습니다.이렇듯 ‘성능’이라는 것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고성능 타이어를 찾기보다는 자신의 용도와 취향에 맞춰 타이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요즘은 공기압이 제로가 되어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일정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런 플랫 타이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런 플랫 타이어는 길가에서 스페어 타이어로 교환했다가 혹시라도 당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며, 스페어 타이어를 싣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트렁크도 넓어지고 차도 가벼워집니다.
독일 차 가운데 런 플랫을 장착한 자동차가 많은 것은 주행거리가 긴 만큼 타이어 트러블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은 본국의 사정을 반영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타이어도 유비무환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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