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의 슈트
이탈리아의 전통적 직물인 ‘카센티노’. ‘내핑 울’이라고도 불리는 이 직물은 울 원단에 보풀을 일으킨 것으로 주로 코트를 만드는 데 쓰입니다. 이탈리아의 테일러 숍에서 항상 구비해두는 인기 소재죠. 카센티노는 토스카나 지방에서 탄생했습니다. 사냥꾼이나 양치기가 숲속을 다니다가 옷이 나뭇가지에 걸렸을 때 그 손상 부위가 눈에 띄지 않도록 처음부터 보풀을 세운, 이른바 아웃도어 소재인 것이죠. 따라서 카센티노는 대부분 아우터를 제작하는 데 사용돼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소개하는 이 슈트는 카센티노를 과감히 사용해 전혀 새로운 옷 입기의 즐거움을 줍니다. 소재가 가진 따뜻함과 목가적 무드 덕분에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남자다움을 연출해줍니다. 게다가 원단의 특성상 방한, 방수, 방오 기능을 갖춰 슈트임에도 의외로 터프한 느낌도 매력적이죠. 반면 슈트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가 만들었기 때문인지 따뜻함 속에 숨은 엘레강스함과 고급스러운 무드가 확실히 느껴집니다. 마치 겉은 흐트러져 보이지만 어딘가 절도가 느껴지는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죠. 이렇듯 범상치 않은 느낌이 가득한 이 슈트는 숲이 아닌 거리에서 세력을 떨치며 사냥하는, 사랑받는 남자의 전투복이 되어줄 것이 틀림 없습니다. 혹시 사냥에 실패하더라도 상처는 도드라지지 않으니 안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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